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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 salt (2005-11-27 20:03:44, Hit : 5928, Vote : 126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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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 흐린날




돌아온 지 두 달이 후딱 지났다. 시간이 빠르게, 그리고 느리게 흘렀다. 두달 동안 무얼 했는지 기억이 없다. 사실은 딱히 한 일이 없다. 매일매일 한 일과 쓴 돈을 빠뜨리지 않고 적던 다이어리도 어딘가에 처박혀 있고, 1년반 동안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디카도 배터리가 닳은 지 오래. 정성스레 꾸미던 홈페이지에도 먼지가 두껍게 내려앉은 것 같아 죄책감이 들 정도다.

우리는 금새 '이곳' 사람이 되었다. 넓은 길과 복잡한 거리, 핸드폰 의료보험 등등을 처리하면서 감동받은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, 별로 가치가 없는 천원짜리 지폐,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드라마에 우리는 금새 익숙해졌다.

지금은 완전(이것도 적응되지 않던 말 중 하나였지만) 적응되었지만, 처음엔 신기하고 낯선 것도 많았다. 사람들이 자꾸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거랑, 올챙이 뒷다리 앞다리 어쩌구 하는 노래를 길거리에서도 TV에서도 마을버스에 탄 아기 엄마도 계속 불러대는 거랑, 달라진 버스 번호와 복잡한 요금체계(교통카드를 찍을 때마다 나오는 금액을 두고 우리 둘은 엄청난 토론을 벌여야 했다) 등등. 하지만 두달 만에 강원도 사투리도 올챙이송도 사라진 걸 보면 그 '빠름'에 적응하는 게 여기서 잘 살 수 있는 관건인지도.

돌아오기 위해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, 돌아올 곳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씩씩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.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여러가지 조건들에게 고마웠던 만큼, "마음만 먹으면 언제든" 돌아올 곳이 있었다는 그 사실에 더 크게 감사한다.

큰 지진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, 호텔 폭탄테러가 났던 요르단의 암만, 벤젠으로 오염된 하바롭스크 아무르 강과 하얼빈... 더이상 우리에게는 '아무런 상관없는 일'이 아니다. 뉴스를 볼 때마다 '아름답던 훈자는 어떻게 되었을까' '클리프 호텔의 사미르는 잘 있을까' 머리를 맴돈다.  

길 위에서 만난 햇빛과 바람, 사람들, 웃고 울고 싸우고 사랑했던 순간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. 많은 사람들이 긴 여행에서 돌아오면 추억을 수십 배로 불려 글을 쓰고, 사진을 펼쳐보이곤 하는데, 우리도 당분간은 그래야겠다.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. 생생했던 지명이 벌써 가물가물해지려고 한다.

오늘은 날이 흐리다. 창문 밖으로 오랜만에 카메라를 갖다 댔다. 빼곡한 아파트 숲이다.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. 이제 오래지 않아 낯선 이 동네에도 정이 들겠지. 배낭을 수백번씩 풀었다 싸면서 하루이틀씩, 일주일씩, 때론 한달씩 묵었던 세상의 많은 동네들처럼.

여행은 이제 끝이라고, 이제 그만 열심히 돈 벌고 밥 먹고 이런저런 노릇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말하기 싫다.

언젠가 다시 떠나야지. 쉽지는 않겠지만.


은나라
여행은 이제 끝이라고, ~~~ 언젠가 다시 떠나야지. 쉽지는 않겠지만.
미투~^^

어쩜, 이렇게 글을 잘 쓰시나요?
저희도 얼마전 귀국했는데, 제 마음을 대변한 것 같아서 순간순간 놀라면서 읽었답니다.^^
두분 앞으로 너무 잘 사실 것 같네요. 저희두...ㅎㅎ

rad & salt 홧팅!!
금나라 은나라 홧팅!!
세계 여행 홧팅!!
 2005/11/28   

바람
정말 오랜만에 들어와본다...
나 티벳에서 만났던 범숙.. 기억나? ^^
오래오래..멀리멀리 돌아왔네...
음.. 여전히 나오는 말.. 부러워.. ㅎㅎ
범은 네팔아웃하고 일년반동안 열라 일만 하다
드뎌 다시 한번 여행가..
그때 접었던 인도로..
이번 여행의 목적은.. 행복한 잠자기!!!! ^^
그대들 사진 기분좋게 보고 가우~~
 2005/12/05   

석봉아 돌아 왔구나...오늘에서야 네 홈페이지 들어와서 봤다.
잘 다녀온것 같군
시간나면 전화해라, 네 전화번호 모른다 (T.T) 나만 모르길...
아님 sinchi72@naver.com으로 메일 한방 쏴주던가 ㅋㅋㅋ
아 글구 훈빈이 방학해서 잠시 여기 들어왔다. 우리 모여서 술 한잔하자
 2005/12/09   

건강하게 잘 돌아왔나보구나, 나 사당에 있는데
한번 보자
너의 무용담이 간절히 듣고 싶다.
bobyoh@hanmail.net
 2006/01/18   

사진 너무 너무 잘 보고 갑니다..그리고 너무 부럽습니다...

저도 훌훌 털어버리고 여행을 가고 싶지만 제 발을 잡고 있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 그러지 못해서 너무 아쉽네요...ㅠ..ㅠ

너무 부럽습니다...좋은 사진들 많이 보고 갑니다..

앞으로도 행복하게 사세요
 2006/06/07   

ㄴㅇㄹ
근데 이집트에서 실밥 뽑은 이야기 기대하라고 했는데 없네요.  2006/07/26   

red
앗. 죄송합니다. ^^;;; 너무 게을러 졌나봐요. ^^  2006/07/29   

Hester
That's really thinking out of the box. Thasnk!  2011/04/12   

Matty
That혪s not just logic. That혪s really sesnible.  2011/07/16 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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